우리는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다. 그런데도 ‘어떻게 잘 떠날 것인가’, 즉 웰다잉(Well-Dying)에 대해서는 쉽게 말하지 못한다. 아직 먼 일처럼 느껴지거나, 마주하고 싶지 않은 주제라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웰다잉은 단순히 죽음을 준비하는 게 아니라, 지금의 삶을 더 건강하고 의미 있게 살아가기 위한 과정이다. 특히 치매는 노년기의 삶과 죽음을 가장 큰 방향으로 바꿔 놓는 병이다.
이번에는 치매와 웰다잉, 생활 습관과 웰다잉에 대해 살펴보겠다.

치매와 웰다잉
치매는 단순히 ‘나이 들어서 기억력이 나빠지는 병’이 아니다. 기억력만 아니라 말하기, 판단력, 시간과 장소 인지 능력, 감정 조절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진행성 질환이다.
다시 말해, 일상생활이 점점 어려워지고 결국에는 스스로 판단하고 표현하는 능력마저 잃게 되는 무서운 질병이다. 가장 흔한 형태는 알츠하이머병이고, 그 외에도 혈관성 치매, 루이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치매가 삶과 죽음에 끼치는 영향
치매가 무서운 이유는 단지 기억력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잊게 된다는 데 있다. 병이 진행되면 가족도, 집도, 내가 살던 삶의 방향도 모두 낯설어지고 혼란스러워진다.
게다가 치매는 웰다잉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스스로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하고, 어떤 치료를 받을지 결정할 수도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매를 예방하고, 혹은 초기에 발견해 늦추는 것이 곧 ‘좋은 죽음’을 준비하는 첫걸음이라고 볼 수 있다.
치매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
다행히 치매는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조기부터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습관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 두뇌 활동 유지하기: 책을 읽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퍼즐이나 게임을 즐기는 것은 뇌 자극에 도움이 된다.
– 신체 활동: 걷기, 춤, 요가 같은 활동은 뇌 건강과 순환 개선에 효과적이다.
– 건강한 식사: 지중해식 식단처럼 뇌에 좋은 음식(과일, 채소, 생선, 올리브유 등)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 사회적 연결 유지하기: 외로움은 치매 위험을 높이므로, 가족, 친구와 자주 소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 만성질환 관리: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잘 관리하면 치매 발병 우려를 낮출 수 있다.
치매와 웰다잉의 연결 고리
치매는 시간이 지나면 결국 스스로를 돌볼 수 없는 상태로 이어진다. 그러니 미리 ‘내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를 이야기하고 준비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 의료결정권자 지정(의료 대리인)
– 자신의 가치관과 바람을 가족과 나누기
이러한 준비는 단순히 서류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다. 치매가 오기 전, 내 인생의 마지막이 어떤 모습이길 원하는지 스스로 선택하고, 존중받을 권리를 지키는 일이다.
생활 습관과 웰다잉
웰다잉(Well-dying)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웰다잉’은 말 그대로 “잘 죽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잘’이라는 말은 단순히 고통 없이 죽는다는 뜻이 아니다.
–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 내 주변 사람들과 감정적인 정리를 마친 상태로
– 고통은 최소화하고, 존엄은 최대한 지키며 삶을 평온하게 마무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의 생활 습관이 나중에 죽음을 어떻게 바꾸는가?
사실 잘 죽기 위해선, 지금 잘 살아야 한다. 우리의 생활 습관은 노년기의 건강 상태는 물론이고,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어떤 모습으로 살 수 있을지를 결정한다.
1. 신체 건강과 독립성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습관은 오랜 병치레를 줄이고, 노년기에도 스스로 삶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준다.
– 건강하면 의료 의존도가 낮아지고, 마지막 순간까지 집에서 평온하게 보내는 확률이 높아진다.
– 반대로 만성질환이 많고 체력이 약하면, 병원에서 기계에 의지해 연명하게 될 수도 있다.
2. 정신적·감정적 건강
마음을 단단히 하는 것도 웰다잉에 중요한 요소이다.
– 명상, 마음 챙김, 일기 쓰기 같은 활동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현재를 더 잘 살아가도록 도와준다.
– 자신을 돌아보고, 감사하며, 용서하는 삶은 후회 없는 마무리를 가능하게 한다.
3. 인간관계와 사회적 연결
혼자 죽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일이다. 사람들과의 관계는 웰다잉의 감정적인 중심이 된다.
– 친구나 가족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고,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면 마지막 순간에도 외롭지 않다.
– 오래된 갈등을 풀고 화해하는 것도 평화로운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4. 인생 계획과 의료 결정
죽음은 갑작스러울 수 있다. 그렇기에 미리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중요하다.
– 심폐소생술을 원할지, 인공호흡기를 사용할지,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 등을 미리 정해두면 가족들도 덜 혼란스럽다.
– 유언장이나 의료 지시서를 통해 내 뜻을 기록해 두면, 내가 결정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나의 가치관이 지켜진다.
5. 죽음에 대한 건강한 태도
죽음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죽음을 삶의 일부로 인정할 때, 삶 자체도 더 의미 있고 깊어진다.
–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두렵지 않은 문화, 대화가 가능한 가족 분위기가 필요하다.
– 나의 생을 마무리하며 어떤 흔적을 남기고 싶은지도 생각해 보자. 편지를 남기거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언젠가 떠나야 하지만, 치매에 걸려서 나 자신을 잃은 채 떠나고 싶진 않다. 치매는 기억력만이 아니라 삶 전체를 흔들어 놓는 병이라, 예방과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결국 웰다잉은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을 잘 살아가는 것’에서 시작된다. 운동하고, 잘 먹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나답게 마무리할 방법을 미리 생각해두는 게 필요하다. 그래야 마지막 순간까지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존엄하게 떠날 수 있다.
지금까지 치매와 웰다잉 그리고 생활 습관과 웰다잉에 대해 정리했다.